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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교육을 위한 브리태니커 어린이 백과사전 _중고전집 구매후기

by Fomakids 2023. 12. 19.

 

 

질문이 많아도 너무 많은 아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다섯 살

 

 
 
 

다섯 살 첫째 아이의 질문공세에 심난한 요즘입니다.
이른 아침 눈을 뜨는 시간부터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 지치지도 않는 에너지로 
쉴 새 없이 엄마아빠를 외치며 묻습니다.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주말이면 특히나 더한데요.
건강한 똥 색깔은 왜 황금색인지 모르겠다며 그 나이의 아이답게 키득키득거리다가도
아시아대륙이 지구에서 가장 넓으니까 대한민국은 진짜 진짜 크겠지?라고 의기양양하여 묻습니다.
아시아와 한국의 면적, 그 밖에도 궁금해하는 태평양 저 너머의 나라들에 대해 설명해 주려고
국기그림책 서전지구본도 샀지요.
 
 
 

"아이의 엉뚱한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연령 수준에 맞는 대답을 척척 해줄 수 있는 AI 로봇이 있다면 어떨까?"

 

 
 
내 몸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수면이 부족한 날이나
아이의 일이 아닌 다른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아이를 냉정하게 대하는 날이면
나의 미성숙한 모습에 스스로 자책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는 저런 상상을 하곤 했어요.
내가 아닌 다른 누구_ 그것이 AI여도 좋으니
날 대신할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구요.
 
여러분은 시시각각 달라지며 광범위하게 쪼개지는 아이의 난해한 질문폭격에
어떻게 방어하고 계십니까?
 
솔직히 말해 휴대폰으로 영상을 검색해 보여주면서
그걸로 해결되었으리라 생각한 적이 많았을 겁니다.
저도 그런 검색을 하다가 EBS 최고다 호기심딱지의 호빵이 호떡이 팬이 되어버렸으니까요. 

괜찮습니다.
우린 모두 비슷한 육아경험을 하고 있을 테지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나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휴대폰으로 손가락 몇 번 움직여 검색하면 되고,
아이에게 필요한 무수한 것들이 있는데 고민이 될 때는 블로그 리뷰를 찾아 읽으며 위시리스트를 재정비 하는 우리들.
하지만 우리와는 너무도 달랐던 옛날 옛적
육아와 교육 노하우를 공유해 나갈 수 있는 세계조차 없던
우리 어머니 아버지 때는 저희를 어떻게 이렇게 키워내신 걸까요? 
 

기억하는가?

우리 어린 시절의 Google이자 Daum이었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아이 교육에 대해 고민할 때마다 엄마가 해주시던 말이 떠올랐어요.
 
"우리 때는 인터넷, 휴대폰 그런 거 없이도 너희들 잘만 키웠다.
요즘 엄마들은 너무 완벽하게 모든 걸 알고 교육하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거야.
부모가 뭐든지 다 배우고 익혀서 알려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비싸고 좋은 장난감 10개보다 잘 만들어진 백과사전 한 권이 나아.
궁금한 것 있으면 직접 찾아보자고 해봐.
그게 진짜 공부지"
 
고등학교 동창중 대학졸업 하자마자 일찍 결혼해
어느덧 둘째 아들의 과학고 입학을 준비 중인 친구에게도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100점짜리 엄마, 아빠는 없으니까.
우리도 아이를 키우면서 배워가는 거지.
아이를 공부하게 하려면 나부터 책을 읽고
아이에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울 자세가 되어있어야 하더라"
 
제가 그래서 어린이 백과사전을 구입했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궁금한 것을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것, 그것을 습관으로 만들어 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민하나를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고
아직은 혼자서 책을 다 읽고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다섯 살이기에
엄마인 나도 같이 책을 펼쳐보며 공부하고 아이와 대화하고 싶어서입니다. 
 
하지만 오육십만 원대 최신식 백과전집이 아닌
육 만원대 중고전집을 구입한 이유는 설명이 필요하겠지요?
 

아이와 부모 모두를 만족시키는 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중고책도 괜찮다.

 

집 근처에 어린이 도서관이나 서점이 있습니까?
이런저런 책을 수시로 빌려볼 수 있는 친구가 있거나 책을 물려줄만한 형제자매가 있습니까?
그런 분들이라면 이 글을 읽지 마시고 도서관으로 가시거나 주위에 몇 권 빌릴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하지만 그런 환경이 아니고 새 책을 탐색할 충분한 시간 혹은 비용이 부족하다면
아이가 많은 글자수에 부담을 느끼고
금새 싫증을 느끼는 편이라면
중고를 먼저 경험해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꽤나 오른 요즘 물가를 생각해 본다면
아이에게 먹일 식재료를 줄이긴 힘들어도
새 책값은 충분히 절약할 수 있습니다.
 
괜한 부모욕심에 거금을 투자해 백과사전 전집을 구입했다가
한 두권만 읽고는 뒤로 갈수록 그 형태의 중압감 때문에
아이가 집중력을 잃어버린다면
이미 포화상태인 아이방 책꽂이에
또 하나의 과시용 오브제만 더하는 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집과 멀지 않은 거리에 오프라인 중고서점이 있다면 직접 발품을
시간 절약이 최고라 생각한다면 당근마켓을 이용하세요.
 
리뷰도 확인할 수 있고, 상품성이나 신뢰성을 갖춘 책을 찾는 다면
알라딘과 같은 인터넷 중고서점 추천합니다.
 

중고 백과사전 중 브리태니커 어린이 백과사전을 선택한 이유

 

현존하는 백과사전중 가장 오래된  출판역사를 가지고 있고 (1768년 첫 발간, 250살이 넘었음)
그 역사만큼이나 방대한 분량과 지식의 정확한 전달 때문이기도.
어린 시절 부모님께 받은 선물 중 가장 무거워
거추장스러우면서도 절대 버릴 수 없었던 브리태니커
추억의 소환 때문이기도.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서재의 필수요소였던 브리태니커 지식백과사전은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인쇄본 판매량이 감소하다가 2012년에 인쇄본의 생산중단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보문고, 영풍문고 같은 대형문고에서도 절판되어 구할 수가 없습니다.


어린이용 백과사전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대형서점에 전시되어 있는 "브리태니커 만화백과"라는 책은
2015년 미래엔의 자회사인 아이세움에서 브리태니커 라이선스를 얻어  
아동용 학습만화로 출간한 상품입니다.
브리태니커 이름을 단 요즘책이 거의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위와 같은 나름 최신 버전의
만화백과사전은 타 출판사의 도서도 함께 후보로 두고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시기에 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고 브리태니커 어린이 백과사전이 최종 후보로 남았어요.



 

근질거리는 낡은 책이지만

브리태니커 어린이 백과사전을 구입하길 잘했다.

 


 
총 30권으로 이루어진 생각교육을 위한 브리태니커 어린이 백과사전(1999 개정판)을
중고로 6만 원대에 구입, 이틀 만에 배송되어 열어보았습니다.

특유의 오래된 종이냄새가 났고 기분 탓인지 코끝이 근질거리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만,
찢어지거나 낙서로 지저분한 곳 없이 상태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어린이 책답게 글자수가 많지 않으면서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 난이도에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그림삽화의 퀄리티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24명의 한국 화가 (삽화가) 작품을 포함, 세계적인 그림작가  총 118명
글작가는 60명이 작업한 전집으로써 
2023년 현재 최신자료와 사진으로 위풍당당하게 무장한
백과사전들과는 달랐습니다만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_
정성을 다해 만든_
완성도가 높은 어린이책_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단점을 꼽자면 가장 최신의 정보가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는
절판된 낡은 책이라는 점이겠네요.
 
다양한 국가의 글작가, 그림작가들이 협업한 90년대 당시 최고 수준의 어린이 백과사전인 만큼
형식적인 내용으로 페이지를 간신히 채웠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에 각각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매혹적인 스타일의 그림까지 더해져 있어서인지
백과사전 이라기보다는 동화책 같기도 합니다. 



 
아이는 일주일 넘게 잠들기 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가지고 자신의 텐트 속으로 들어갑니다.
끝없는 질문대신 종알종알 책을 읽는 아이의 목소리에
제가 다 기분이 좋습니다.
함께 읽다 보면 아이는 깊은 잠에 듭니다.
 
 
 
 

 

과거의 구글이자 미래세대의 유물이 될지 모를 백과사전이라 해도.

 
 
우리가 아무리 휴대폰과 TV, 그리고 게임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아이와 최대한 떨어뜨려 놓으려 애쓴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은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플로팅 홀로그램으로 친구들과 대화하고
AI 로봇과 외국어로 공부하며
VR디바이스로 과학과 예술을 익힐 것입니다. 
그래도, 그렇다한들 전혀 책이 필요 없을까요? 
 
 
길잡이 29권에 발행인 장호상 님의 글이 참으로 인상 깊어 일부 옮겨봅니다.
 
[어린이가 갖춰야 할 '지식'에는 '무엇을 찾아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식의 홍수에 대처하려면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아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마치 아이가 일찍이 숟가락, 젓가락을 쓰는 방법을 익혀 필요한 영양분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브리태니커 어린이 백과사전이 유치원에서 중학교에 이르기까지
우리 아이들의 손에 닳고 닳아 헐어지는 것이 편집자들의 바람입니다.]
 



 


[항목은 가나다 순 28권까지이고 
나머지 29~30권은 길잡이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글이 간략하면서도 서정적인 시를 보는듯 하고
삽화의 퀄리티가 훌륭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서전지구본, 진짜 진짜 재밌는 국기그림책,
EBS 호기심딱지, 브리태니커 첫 베이비백과에 대해서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읽고 싶은 글을 쓰겠습니다.
좀 더 간결하고 정돈된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